일상다반사 2015. 9. 10. 22:14

(후기) 영화 <간신>



간신 (2015)

The Treacherous 
7.1
감독
민규동
출연
주지훈, 김강우, 천호진, 임지연, 이유영
정보
시대극, 드라마 | 한국 | 131 분 | 2015-05-21


올래 모바일 이달의 무료 영화다. 주지육림에 허우적거리는 연산군을 연기한 배우의 연기력이 눈에 들어왔다. 역모라는 두 글자에 숱한 사람들이 이유도 모른채 억울하게 죽어가야 했던 시대가 정말 무섭게 느껴졌다. '왕' 앞에 속절없이 자신의 삶을 빼앗긴 여자들의 현실이 끔찍했다. 간신 두 사람 중 아들이 폭군인 연산군을 몰아내기 위해 일련의 일들을 꾸민듯한 뉘앙스를 담은 듯하지만 더불어 여주인공을 애틋하게 생각한다는 분위기를 더했지만 솔직히 그게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폭군의 무자비한 폭정 아래에서 왕의 비위를 맞춰가며 할 수 있는 좋은 일이란게 뭐가 있단 말인가... 어린시절 받았던 치욕과 어머니를 죽게 한 개인의 원한을 갚기 위한 것 외에 분위기 잡고 왕에게 칼을 겨눈채 했던 그럴듯한 말들은 크게 와닫지 않았다.


단지 남자 주인공이 어린 시절 친구이자 왕자였던 그에게 평생 잊혀지지 않을 치욕을 '놀이'를 통해 받았다는 것과 여자 주인공이 억울하게 죽게 된 복수를 하기 위해 참아냈던 치욕만이 고스란이 느껴졌을 뿐이다.


- 영화관에 가서 돈 내고 받으면 후회할 뻔했다.


영화가 끝난 뒤 풍경의 평가였다. 나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영화가 끝나고 느껴지는 감정은 슬픔 뿐이다. '남자' 그리고 '왕'이 절대적인 권력을 휘두르며 평범한 이들의 삶을 순식간에 박살내버리던 시대...


과연 100년 뒤 사람들은 지금 내가 살고 있는 2000년대 초를 어떤 시대로 기억하게 될까?


- 장애인이 버스도 못타는 시대?

- 취업과 입시 경쟁으로 사람들이 스스로 삶을 마감하는 시대?

- 사전에나 나오는 그 의미를 알 수 없는 '장애인'이라는 단어가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사용되던 시대?

- '각자도생'과 '적자생존'이란 '야만적인' 사회?


문득, 연산군이 폭정을 휘두르던 시대와 돈다발과 권력을 휘두르며 사람들의 일상을 망가뜨리기도 버려두기도 하는 지금의 시대가 얼마나 다를까하는 생각이 스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