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기증 등록

장기 기증 등록을 하고 왔다. 보건소에서 했는데, 흔한 일이 아니었던지 일 처리가 매끄럽지 못했다. 예컨대, 직접 방문해 장기 기증 등록을 하러 온 내게 웹 사이트 등록이 가능하다고 거듭 이야기한다거나 장기 기증 등록증 발급 관련 문의에 휴대폰을 검색하는 모습이 그랬다.

모든 업무를 다 능숙하게 할 수는 없다. 자주 하게 되는 일에 관심을 기울이고 능숙해지는 건 인지상정일지 모른다. 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일을 처리할 때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는 다른 문제 아닐까? 여전히 불편함으로 남는 장면은 웹 사이트 등록이 가능하다며 거듭 같은 말을 반복하던 직원의 모습이다. 가능한지부터 확인하는 눈치였는데 그걸 가려보려는 것처럼 느껴졌다. 확인하는 동안 잠깐 기다려달라고 말했어도 이해했을 텐데…

온 지 얼마 안 되어서 일이 익숙하지 않다는 또 다른 이의 모습은 안타까웠다. 그이의 말 중 아직도 기억에 남는 건 ‘가족들은 동의하셨어요?’다. 지금 생각하면 물어볼 수도 있는 질문인데 대필해 신청서를 작성하고 내가 사인한 뒤 들은 말이라 다르게 이해했다. 요컨대 신청서 작성과 서명도 혼자 하기 어려운데 당신 혼자 결정해도 되냐는 뉘앙스처럼 느껴졌다. 웹 사이트 등록하라는 말을 들으면서 생긴 불편함이 남아있었던 모양이다.

등록증에 관해 물었는데, 등록증이 무엇인지를 모르고 어디에 문의해야 하는지 물었지만, 그마저도 답하지 못하는 담당자에게 그냥 내가 검색해서 문의하겠다고 말하고 나왔다. 장기 기증 관련 내용을 검색하고 등록 과정에서 알게 된 사실과 참고가 된 웹 페이지를 적어보면 이렇다.

- 장기 기증과 해부 실습을 위한 사체 기증은 동시에 할 수 없다.
- 장기 기증은 크게 세 종류가 있고, 세 가지 모두 선택할 수 있다. 신청서에 체크하게 되어 있는데 그 세 가지가 무엇인지는 읽어주는 내용만 들어서 정확히 기억하지는 못하고 있다.
- 죽은 뒤에는 눈에 있는 각막(?)만 기증할 수 있다.
- 장기 기증은 보건소와 같은 지정된 관공서에서 할 수 있고, 사체 기증은 대학 병원에서 해야 한다.
- 장기 기증을 등록하면, 접수한 기관에서 전산으로 입력하고 중앙 기관에서 확인되면 장기 기증 등록증이 우편으로 배송된다.
- 뇌사 등으로 장기를 기증해야 하는 순간이 되면, 가족의 동의를 구하는 절차가 있고, 가족이 거부하는 경우 장기 기증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 장기 기증 등록증은 자신의 지갑에 넣고 다니고, 등록 사실은 가족에게 미리 알려두는 것이 필요하다.

참고한 웹 페이지 - [FAQ < 질병관리본부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https://www.konos.go.kr/konosis/sub8/sub08_06.jsp)

 간 빼고 나머지 장기와 조직은 그래도 쓸모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담배는 안 피우고 몸이 그럭저럭 쓸만한 상태니까… 

 장기 기증할 상황이 벌어졌을 때 얼마 안 되는 내가 가진 것들도 쓸모에 따라 잘 전해지도록 유언장 같은 거라도 미리 써놓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