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에 저상버스 이어달리기

예전에 어느 대학생들이 “시내버스만 타고 전국 일주하기”라는 테마 여행을 기획하여 실천한 예가 있습니다. 다른 교통수단을 쓰지 않고 오로지 시내버스만 타고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기획이었지요. 심지어 시외버스도 안 타고 말이지요. 그리고 대학생들은 시내버스 안에서 만난 사람들, 버스 안에서 벌어지는 장면들을 기록했습니다. 호기심이 일지 않나요? - <글쓰기 기본기> 중.

이 내용을 읽었을 때 머릿속에서 스파크가 튀는 느낌이었다.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누군가는 시내버스만 타고 전국 일주가 가능한데 왜 교통약자는 시내에서조차 버스 타기가 이리 힘든가.” 하는 생각 때문이고, 또 다른 이유는 이런 현실을 잘 드러낼 수 있게 ‘저상버스 이어달리기’를 해보면 좋겠다는 아이디어가 생각났기 때문이다.

호흡이 가빠지고 가슴이 두근거리면서 머리가 팽팽 돌아가기 시작했다. 간략히 이어달리기 방법을 정리하고 카톡방에 공유했다. 아이디어를 생각했을 때 두근거렸던 내 느낌을 공감하는 이들이 있었다. 몇 사람에게는 통화하며 어떠냐고 물었다. 통화하면서 내 이야기를 들은 이들은 좋을 거 같다는 말과 함께 좀 더 생각할 부분과 아이디어를 더해줬다. 내 목소리에서 기운이 느껴진다고 했다.

휠체어를 사용하는 이들은 물론이고 유아차를 미는 이들과 지팡이를 짚은 이들까지… 다양한 교통약자가 함께하면 좋겠다. 페이스북과 유튜브, 아프리카 방송까지 생생하게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버스 안에서 인증샷 찍는 소리가 끊이지 않으면 좋겠다.

구체적인 기획과 준비는 내일과 모레 한다.

이렇게 책에서 아이디어를 얻고 사람들에게서 힘을 받는다.

<2020, 저상버스 이어달리기>, 꼭 멋지게 만들고 싶다.
아니, 만들어질 거다!!
버스를 타는 '누군가'의 자연스러운 일상이 '모두'의 당연한 일상이 될 거다.